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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의 시작과 끝은 어디일까

글: 그린피스 서울사무소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는 지구상에 전례가 없는 일입니다. 바다를 흐르게 될 오염수는 바닷속 생태계와 인류의 안전에 심각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일본 어민의 생계부터, 해산물을 식탁에 올린 한 가정의 안전마저 위협합니다. 이 글에서 후쿠시마 오염수의 시작과 방류 선언, 오늘날 한국 정부의 입장까지 알아보겠습니다.

8월 24일, 후쿠시마 오염수가 바다에 흐르는 날

우케도 항구에서 바라본 후쿠시마 제1원자력 발전소의 모습

일본 정부가 결국 후쿠시마 오염수를 태평양에 방류합니다. 이르면 24일부터 태평양 바다에는 후쿠시마 오염수가 흐르게 됩니다. 되돌릴 수 없는 무책임한 결정입니다.

태평양의 파도는 바닷물이 순환하며 지구의 어디까지 닿게 될까요. 바다의 흐름은 국경을 가리지 않을텐데, 오늘의 결정은 얼마나 큰 나비효과가 되어 돌아올까요. 가장 인접한 국가인 우리나라 정부는 도대체 왜 방류를 적극적으로 막지 않은 걸까요? 후쿠시마 오염수의 시작과 방류 선언, 오늘날 한국 정부의 입장까지 알아보겠습니다.

후쿠시마 오염수, 어떻게 시작되었나

후쿠시마는 도호쿠 지방의 남단에 위치해있습니다. 지도에서 일본이라는 나라를 떠올렸을 때 중간보다 살짝 위에 위치해 있죠. 일본 기준에서 동쪽 바다를 접하고 있기 때문에 태평양과 맞닿아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이 곳에서 어떻게 이 끔찍한 재앙이 시작되었을까요?

2011년 11월, 후쿠시마 인근. 방사능 수치가 정상보다 110배 높았습니다.

2011년 3월 11일 금요일 오후, 강도 9의 지진이 일본 북동부를 강타했습니다. 약 45분 뒤 14미터 높이의 쓰나미가 몰려와 후쿠시마 다이치 원전을 강타했습니다. 가동중이던 3기의 원전이 지진으로 인해 멈췄고, 쓰나미로 인해 모든 전원이 상실되어 1,2,3호기에서 핵연료봉이 녹아내리는 ‘멜트다운(노심용융)’이 발생했습니다. 1,3,4호기에서 수소폭발이 발생했습니다.

사고 발생 11일 만에 그린피스는 후쿠시마 현장을 찾아 방사선 조사를 실시하고, 대피령이 내려지지 않은 지역의 시민들이 위험해 처했다는 사실을 전 세계에 알렸습니다. 12년 간 약 50회 이상의 현지 방사선 조사를 진행하고, 총 12개의 분석 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그리고 2019년 1월, 도쿄전력의 오염수 방류 계획이 전 세계에 알려집니다. 그린피스의 최초 폭로에 의해서죠.

바다에 버리는 것이 최선인가

사고 발생 8년 후, 후쿠시마 제1원전의 파괴된 모습.

일본정부와 도쿄전력은 후쿠시마 원전의 폐로를 위해 오염수 방류가 꼭 필요하며, 방류 외에는 마땅한 대안이 없는 상태라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이는 원전 폐로 계획이 사실상 실패하고 있음을 스스로 인정한 것과 다름없습니다.

탱크에 저장 중인 오염수를 방류한다고 해도 원자로 안에 남겨진 뜨거운 핵연료 잔해를 식히려면 냉각수 투입을 멈출 수 없습니다. 지하수가 유입되면서 오염수는 계속 증가할 것입니다. 방류로 오염수 문제가 해결될 것처럼 주장하지만, 방류 이후에도 수십만 톤의 오염수가 추가로 발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오염수 방류는 폐로를 위한 것이 아니라, 기존 오염수를 오래 보관하는 데 발생하는 비용을 아끼려는 선택일 뿐입니다.

삼중수소의 생물학적 영향에 대해 발언하는 수석 원자력 전문가 숀 버니

숀 버니 그린피스 동아시아 원자력 수석 전문위원은 “폐로를 위해서는 방류가 필수적이라는 허황된 인식이 여전하다. 그러나 후쿠시마 원전 부지에는 아직 충분한 저장 공간이 있다. 일본 정부도 이 사실은 인정한다. 문제는 오염수를 장기 저장할 경우 일본 정부의 폐로 로드맵에 결함이 있다는 사실이 드러난다는 점이다.”

“일본 정부는 문제를 직시해야 한다. 피하려 한다고 피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현재의 폐로계획은 과학적 신뢰성이 없다. 핵연료 잔해와 같은 근본적인 문제를 덮어놓고, 지상에 저장된 오염수 방류와 같은 대안을 제시하는 것은 미봉책도 될 수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내 몸은 안전할까?

대부분은 후쿠시마 오염수로 인한 방사능 피폭을 가장 많이 걱정하실 겁니다. 후쿠시마 오염수가 태평양 바다에 흐르게 된다면, 우리의 인체에는 어떤 영향이 있을까요?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 생물학 교수로 재직 중이며, 지난 20여 년간 초르노빌과 후쿠시마에서 방사능에 노출된 생물들의 DNA 영향 연구를 해온 티머시 무쏘의 의견을 들었습니다. 티머시 무쏘 교수는 WTO 후쿠시마 수산물 분쟁 과정에서 한국 측 자문을 맡은 바 있습니다.

티머시 무쏘 교수가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로 인한 생물학적 영향과 국경을 초월한 오염에 대해 경고하고 있다.

티머시 무쏘의 연구에 의하면, 삼중수소는 정자의 운동능력과 난자의 수정능력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이는 가임 능력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쳐 불임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해양 생태계 관점에서 보면 물고기 등 어류의 생식 능력이 저하 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오염수와 함께 방류되는 삼중수소는 생물체 내에서 흡수되기 쉬운 성질이 있어 유기적으로 결합해 유전적 변형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은 방류되는 삼중수소의 양이 인체에 무해하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삼중수소는 외부 피폭 시 인체에 큰 영향을 끼치지 않는데, 이 점을 이용하여 삼중수소를 약한 방사성 핵종으로 포장하고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삼중수소의 내부 피폭 위험성입니다. 삼중수소가 여러 가지 경로를 통해 우리 몸속에 들어오게 되면 다른 방사성 핵종보다 세포에 더 큰 손상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대한 한국 정부의 입장

그린피스는 꾸준히 한국 정부의 국제법적 대응이 가능하다는 것을 언론과 미디어를 통해 알리고, 요구해왔습니다. 하지만 한국 정부는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의 위험성을 충분히 살펴보지 않고, 방류 중단 잠정조치와 같은 국제법적 권리도 요구하지 않았습니다. 윤석열 정부의 무대응은 시대적 심판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입니다.

그린피스는 후쿠시마와 초르노빌 등 원전사고 지역에서 발생하고 있는 방사능 재난을 과학적으로 조사해 전 세계에 알릴 것입니다. 동시에, 기후위기로 신음하는 지구와 인류를 위해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위험한 원전이 아닌 안전한 재생에너지라는 사실을 알리는 캠페인을 이어나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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