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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선교사

[선교사이야기] Misson Story"수도생활 50년을 돌아보며"_Sr.비비안나, MSC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5-01-07 조회조회 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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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신앙을 살아가는 가정에서 자란 나는, 수녀가 되고 싶다는 꿈을 키웠다.


내 마음 깊은 곳에서 십자가의 신비는 ‘아니 왜? 예수님은 십자가에 달려 창으로 찔리시어 피와 물을 흘리며 죽기까지 당신의 사랑과 자비를 계시’하는지 의문이었다. 또한 동시에 그 지극한 사랑을 알게 해주십사 기도했다. 

요한복음 15장 12-14절 “이웃을 내 몸같이 사랑하여라.”라는 말씀은 내 일상의 크고 작은 도전 안에서 특히 가까운 친구와의 관계에서 오는 아픔과 갈등을 넘어설 수 있게 하는 지혜의 말씀이다. 줄 슈발리에 신부님의 “장애물은 나를 더욱 나답게 성장시키는 데 필요한 일들이다.”는 의미를 이제야 알게 된다. 


모든 것 위에 하느님이 중심인 4대째 가톨릭 신앙을 살아가는 가정에서 자란 나는, 나도 모르는 사이 수녀가 되고 싶다는 꿈을 갖게 되었다. 주변의 친구들이 나의 꿈을 다 알았다. 의성 본당 정순재 신부의 성소자 발굴 열정이 나를 최재선 주교님과 만나게 했고, 예수성심전교수녀회 5명의 지원자 중 한 사람이 되게 하였다. 성령께서는 예수님의 사랑을 알고 전하고자 하는 나의 열정을 아시고 예수성심전교수녀회로 이끌어 주셨다. 하느님이 주신 달란트인 친절, 특히 어려움이 있는 곳에 평화를 가져다주는 도구로 써주심에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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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년간 마닐라에서 선교사로 봉헌한 은총의 시간에 마음 다해 감사드린다.


25년간의 마닐라 선교는 ‘찔리신 성심 안에 계시된 높고 깊고 넓은 그분의 사랑과 자비를 배우며 실천한 은총의 시간’이었다. 이 시간을 허락하신 성령께 또 공동체에 마음 다하여 감사드린다. 마닐라 국제 공동체는 예수성심을 언제 어디에서나 전하기 위한 미래를 내다보고 설립되었다. 한국 관구의 영어 사용을 권장하던 당시 총장 수녀의 배려가 생각난다. 나는 마닐라 공동체로 파견되면서 겪게 될 국제 공동체의 문화, 언어, 소통의 어려움에 ‘주님의 뜻’을 믿고 “예”로 응답했던 기억이 또렷하다. 


1999년 2월 2일에 있었던 나의 은경축은 공동체의 충만한 사랑의 은메달이었다. 며칠 후 2월 23일 선교사 십자가를 받아 들고, 아녜스 수녀님(독일)의 환대를 받으며 마닐라에 도착했다. 나의 일상은 그곳과 동료 수녀들을 고향 집처럼 느끼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 그것이 매우 중요한 주님의 뜻이라 여겼다. 그들은 대화의 시작을 “Do you fell at home?”으로 한다. 이는 만나는 이들 특히 외부에서 온 이들에게 친근감이 들도록 하는 말이다. 또 그곳 사람들은 나에게 “엄마”라고 부르며 친근하게 대해주어 나의 적응을 도왔다. (그들은 한국 드라마를 많이 시청하여 “엄마”라는 말을 알고 있었다) 아마 내 모습이 필리핀 원주민과 닮아서 그들과 함께 살아가는 데도 도움이 되지 않았나 생각된다. 


예수성심의 어머니 성전을 지역민들과 협력하여 지었다. 2024년 11월 4일은 ‘예수성심의 어머니 성전 건립 19년, 성인이 되는 기념일’이다. 필리핀 선교에서 나누고 싶고, 자랑하고 싶은 것은 은인들의 도움으로 공부방을 운영하면서 학생들과 학부모들, 지역민들에게 예수성심전교수녀회의 보물인 ‘예수성심의 어머니 기도’를 가르쳐준 것이다. 이제 그들은 미사 전례 안에서나 청원기도 마지막에 또 모임 마침 기도로 예수성심의 어머니 기도를 외워서 자연스럽게 바친다.


우리는 예수성심의 어머니를 모시고 기도하는 가정 방문을 다녔다. 그들에게 예수성심의 어머니를 모시고 가족이 함께 기도하도록 권하며, 복음적 삶으로 초대하였다. 특히 이웃과 연대하는 마음으로 소통하도록 동반하기도 했다. MSC 신부님들은 주보 축일을 준비하는 9일 기도와 미사 때 강론을 통하여 예수성심의 어머니와 깊은 만남을 갖도록 해주었다. 특별히 예수성심의 어머니를 꽃으로 장식하고, 북치고, 노래하고, 마을을 행렬하며 모두가 기뻐했던 순간들은 가슴 뭉클했다. 하느님의 일에 ‘평화의 도구’로 함께한 기쁨 또한 말로 표현할 수 없다. 가난한 이들에게 희망이 되어 주시는 예수성심의 어머니가 함께해주심에 더욱 감사드린다. 


2024년 2월 3일은 마닐라 린켄스 집 공동체 책임자인 캐롤 수녀와 공동체 수녀들의 사랑으로 선교사로서의 25주년과 예수성심전교수녀회 수도자로서의 50년 금경축을 감사드렸다. 예수성심전교회 총장 압살롬 신부님과 26명의 다양한 국적의 신부님들, 150여 명의 지인과 함께 감사의 미사를 봉헌하였다. 감사 미사는 “다양성 안에서의 일치”와 “이 성심을 위하여 우리는 세상 한가운데 있습니다.”(Fr. H. 린켄스)를 눈과 마음으로 느끼는 시간이었다. 그리고 아름다운 50년 수도 성소의 부르심에 응답한 김순자 비비안나에게 하느님 나라를 미리 맛보게 해주신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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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령의 리듬에 맞추어 춤추는 성심의 딸’로서, 이곳 한국에서 “그대가 받은 하느님의 은사를 다시 불태우십시오.”(2티모 1,6) 라는 말씀을 가슴에 품고, 새 기운으로 “네, 저 여기 있습니다. 당신을 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 찬미와 영광을 드리는 나날이 되게 도와주세요.”라고 기도한다.


출처_2024년 제53호 「새마음」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