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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선교사

[선교사이야기] [Mission Story][베트남]"겨자씨의 생명력"_Sr. 르우프엉 요한나, MSC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4-01-03 조회조회 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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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의 나라를 무엇에 비길까? 무슨 비유로 그것을 나타낼까? 하느님의 나라는 겨자씨와 같다. 

땅에 뿌릴 때에는 세상의 어떤 씨앗보다도 작다. 그러나 땅에 뿌려지면 자라나서 어떤 풀보다도 커지고 큰 가지들을 뻗어, 

하늘의 새들이 그 그늘에 깃들일 수 있게 된다." (마르 4,30-32) 



겨자씨는 모든 씨앗 중에서 가장 작다. 겉으로는 약하고 생기가 없어 보이지만 그 속에는 매우 강한 생명력과 성장력을 가지고 있다. "밤에 자고 낮에 일어나고 하는 사이에 씨는 싹이 터서 자라는데, 그 사람은 어떻게 그리되는지 모른다." (마르 4,27) 씨앗은 묵묵히 자연법칙을 따르며 마법을 부린다. 태양, 바람, 비 그리고 인간의 보살핌에 씨앗은 더 큰 나무로 자란다. 나무는 잘 자라 그늘을 제공하고, 새들이 둥지를 틀고 나무에 사는 등 다른 생명들에게 유익함이 되어준다. 그러나 모든 겨자씨가 다 큰 나무로 자라는 것은 아닐 테다. 일부 겨자씨는 손상되어 잘 자랄 수 없고, 썩기도 하고, 죽을 수도 있어 가치가 없어지게 된다. 



때때로 나 자신은 그저 쓸모없는 겨자씨로, 드넓은 바다와 하늘 아래 나약한 작은 존재로만 여기기도 한다. 그런데도 하느님께서 사랑해 주시고, 인도해 주시고, 귀한 소명을 주셨음을 고백한다. 한국에서 초기 양성 과정을 마치고 첫 서원 후 베트남으로 돌아와 사도직에 임한 3년의 여정은 그동안 체험할 수 없었던 값진 경험의 시간이었다. 내가 해본 적도 없고, 할 수 있다고 생각지도 못했던 소임들이었지만, 하느님은 나에게  도전할 수 있는 기회를 주셨다. 내가 처음 호이응이아 본당을 돕게 되었을 때, 교리를 가르치고, 합창_성가대 연습만 지도했었다. 그러나 본당에서 정식으로 우리 수도회의 파견을 요청한 후에는 빈증에 상주하면서 본당 사도직을 도왔다. 나에게는 많은 소임들이 맡겨졌다. 꽃꽂이, 미사 전례 준비, 성월 전례 준비, 전례 연습 및 지도, 본당 사목과 관련된 주일학교 아이들의 세례식, 첫영성체 준비, 한글을 배우고 싶어 하는 이들에게 한글도 가르쳤다. 학교에 다닐 상황이 못 되어 글을 배울 기회가 없는 아이들에게 글쓰기를 가르치는 등 많은 경험을 하였다. 이러한 일들은 낯설고 쉽지 않았지만, 하느님의 손길이 나를 도와주시고, 힘을 주시고 있음을 느꼈다. 하느님의 도우심으로 소임을 해 나가는 과정에서 많은 어려움보다는 기쁘고 신나게 활동하는 나를 만나기도 했다. 특히 각각의 소임에서 의미를 찾는 것, 본당 신자들, 아이들과의 관계를 통해 많은 것을 배우게 되었고, 맑고 깨끗한 영혼을 가진 아이들과 지내면서 나의 부정적인 감정을 조절하며 행복해지는 방법도 알게 되었다. 또한 함께하는 이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다. 



지난 여정을 돌아보면 도전과 동시에 기쁨도 가득했고, 하느님께 감사드리고 싶은 마음도 크다. 만약 하느님이 나와 함께 하지 않으셨더라면 아무것도 할 수 없었을 것이다. 새로운 날을 시작할 때마다 하느님께 작은 일과 희생을 드릴 수 있는 소명을 살아가는 이 삶이 행복하다. 나의 작은 능력으로 본당 공동체와 다른 사람들을 도울 수 있음에…. 소임에 임할 때마다 하느님께서는 나를 이 역할로 부르셨고, 나의 믿음이 작은 걸음에서부터 성장하고 굳건해지도록 도와주실 것을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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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힘을 주시는 분 안에서 나는 모든 것을 할 수 있습니다." (필리 4,13) 


작은 겨자씨가 큰 나무로 자랄 수 있는 생명력을 가지고 있듯이, 우리의 영혼도 작은 씨앗에서 아름다운 나무로 자라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고 믿는다. 인내심을 가지고 고단함과 피로, 어려움을 마주한다면 우리의 말과 행동이 결실을 볼 수 있다는 희망의 씨앗을 심어야 한다. 다른 사람의 평가와 시선에서 눈을 돌려, 나를 사랑하시는 하느님의 힘을 믿고 맡기며 하루하루를 봉헌하고 싶다.  


출처_2023년 제52호 「새마음」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