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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선교사

[나의성소이야기] MSC와 함께 한 은총의 여정 2_Sr. 김희식 데레사, MSC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3-04-27 조회조회 1,4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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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수정동에 첫 둥지를 튼 작은 수녀원은 추억이 가득하다.


우리가 살던 작은 수녀원은 부산 수정동에 위치한 일본 적산 가옥이었는데 사람들은 미 대사관이라고 불렀다. 6.25 전시 동안 미국 대사관으로 사용하다가 수복과 함께 서울로 옮겨졌을 것 같다. 큰 대문으로 들어서면 수위실과 마당, 수녀원 그리고 작은 동산이 있었다. 동산에는 예쁜 집이 있었는데 우리는 그곳을 예수성심의 어머니 경당으로 사용하였다. 동산 뒷면에 있는 쪽문으로 나가서 길을 건너면 판자촌으로 연결되었다. 후에 초량 본당 김모세 신부님이 나에게 예비 신자 교리를 부탁했을 때 그 동네 분들을 만날 수 있었다. 그곳 사람들은 초량동에 있었던 올리베따노 성 베네딕도 수녀회의 우술라 수녀님(스위스 사람)의 도움을 받았다. 소박한 사람들과의 만남은 추억이 되어 남아 있고 아직도 연락을 주고받는 이들이 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우리 수녀회 지원자들이 모이기 시작하였다. 많은 식구가 살기에는 공간이 좁아 불편했지만, 개구쟁이 같은 자매들과 아직 한국말이 서투른 독일 수녀님들과의 재미있는 에피소드들이 많은 즐거운 날들이었다. 지원 자매들은 양성을 위해 이태리 총원으로 떠나고 난 후 우리는 새 수녀원 부지를 찾기 시작하였다. 부산교구 선교사목국장 고 이철희 바오로 신부님과 다니면서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장전동 부지를 매입하였다. 우리는 독일 미세레오르(Misereor)의 도움으로 여대생 기숙사를 건축할 수 있었다. 1968년 말에 장전동 새 수녀원으로 이사했고, 다음 해에 여대생들을 받기 시작하였다. 왜 기숙사였나? 당시 총장 글라릿다 수녀님이 MSC 수녀회 서구 관구들은 성소자가 줄고 선교지역에서는 성소자가 늘기 시작하였기에, 총원에서는 한국을 지원할 수 없는 상황이었으므로, 수익 사업을 고민하던 끝에 기숙사를 착안하였던 것이다. 그들은 가난하지는 않았지만, 타지에서의 안전한 숙소가 필요했기에 독일 가톨릭 주교회의 개발 협력 기구인 미세레오르(Misereor)의 도움으로 받았던 것이다. 우리는 까다롭고 복잡한 서류들을 준비하고, 홍콩에서 관계자를 만나고, 많은 노력으로 전액 지원에 대한 승인을 얻어냈다. 한국 여성과 결혼한 노씨라는 독일인을 감독으로 하여 아주 튼튼한 집(기숙사)를 지어 50여 년을 살고 있다. 개방적이고 친절하게 기숙사 학생들을 동반해 주신 에델깃 수녀님과 보카타 수녀님, 그리고 사랑과 헌신으로 봉사하셨던 크레첸 수녀님의 노고로 기숙사는 잘 운영되었다. 그레고리아 수녀님과 재속회원 등이 우리 기숙사 출신이고, 많은 가톨릭 신자들이 탄생했던 성심의 뜰에서 선교하신 독일 수녀님들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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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동 수녀원에서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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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전동에 수녀원과 기숙사 신축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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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선교사로서의 소임을 시작하다.

나는 1973년~1974년 경남 의령군에 있는 의령여중에서 영어 교사로 재직하면서 본당 예비 신자 교리를 도왔고, 한국 MSC가 지부로 승격하면서 제1대 지부장 에델깃 수녀님의 부름으로 참사직으로 봉사했다. 나는 기숙사에서 소임하며 금정 성당에 주일 교중미사 반주와 예비자 교리 등을 하였다. 그것도 잠시 1977년 총원으로부터 제2대 지부장에 임명되었다. 소심하고 준비되지 않은 젊은 수녀였던 나에게 그 직책은 벅찼다. 나는 사건이나 어려운 일이 생길 때마다 두통을 앓았다. 그러나 총 행정부가 이러한 미숙함을 알면서도 한국인 수녀에게 지부를 맡겨준 것은 매우 잘한 일이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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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령여중, 본당, 행정부 소임 중에

출처_2022년 제51호 「새마음」에서

* 데레사 수녀님의 은총의 수도여정 이야기는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