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마음의 선교사

[나의성소이야기] MSC와 함께 한 은총의 여정 1_Sr. 김희식 데레사, MSC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3-04-25 조회조회 1,483

본문




fae3acf5c514f5b6774df3577d7c27e9_1682405345_8922.jpg



예수성심이 와닿아 입회하여, 독일행 비행기에 올랐다.


나의 MSC와의 인연은 1962년 4월 어느 날, 부산 대청동 주교관에서 제1대 부산 교구장이신 최재선 요한 주교님과 독일 에델깃 수녀님(한국 관구 창설자), 미국 브리짓 수녀님과의 만남으로 이루어졌다. 첫 만남의 대화는 자기소개 정도였고, 수녀회에 대한 작은 영어판 팸플릿을 받은 것이 전부였다.

나는 예수성심이 마음에 와닿았을 뿐, 우리 수녀회에 대하여 아무것도 몰랐지만, 1년 후 1963년 4월 초에 다른 5명의 동료와 함께 입회하여, 김포공항에서 가족들의 배웅을 받으며 독일행 비행기에 올랐다. 생전 처음 타 보는 비행기 그리고 우리가 하루 투숙했던 일본 도쿄의 한 호텔이 나를 긴장시켰다. 저녁 식사도 거른 채 친구들이 어느 방에 있는지도 알 수 없어, 2인실에 함께 투숙했던 방 동료가 층마다 다니면서 큰 소리로 다른 동료들의 이름을 부르며 다니다가 자기 방도 찾지 못하는 해프닝도 벌어졌었다. 우여곡절 끝에 우리는 로마 트리온팔레에 있는 정원이 있고 아담한 총원에 도착하였다.


fae3acf5c514f5b6774df3577d7c27e9_1682405733_0988.jpg

출국하는 날 공항에서


fae3acf5c514f5b6774df3577d7c27e9_1682405717_9439.jpg



가톨릭이라는 큰 바다에 들어서는 순간!!!


1956년 총원을 독일에서 로마로 옮기기 전, 집을 물색하던 중에 총참사 수녀님들은 오상의 성 비오 신부님을 만나 의논하고 기도를 부탁했었단다. 한국에서 잠시 만났던 브리짓 수녀님의 안내로 로마를 순례하였다. 로마에서의 첫날이 마침 부활 대축일이었고, 낮 12시가 되자 교황청 작은 베란다에서 당시 교황이셨던 요한 23세를 알현했다. 교황님의 모습이 보이자 많은 차들이 경적을 울리며, 각양각색의 인종이 "비바 파파"를 연발하며 환호하였다. 그날 교황님께서 어떤 말씀을 하셨는지 기억은 없지만, 청중들이 보여준 감동은 잊을 수가 없다. 우물 안 개구리였던 내가 보편 교회의 가톨릭이라는 큰 바다에 들어서는 순간이었다. 로마에서 2주간의 꿈같은 시간이 흐르고 우리는 독일행 기차를 탔다. 독일의 총참사 세실리아 수녀님의 우리와 동행하였다.


fae3acf5c514f5b6774df3577d7c27e9_1682405807_5541.jpg


독일에서 시작된 초기 양성기 때의 추억이 새롭다.


우리는 24시간의 긴 여행 끝에 독일 쾰른에 도착하였고, 피곤과 멀미에 시달리면서 뮌스터 힐트룹 모원에 도착했을 때, 우리를 반겨준 분은 후에 추기경이 되신 김수환 신부님이었다. 그 당시 뮌스터에서 유학 중이며 본당 보좌 신부로 계셨다. 김수환 신부님은 매달 우리의 고해 사제로 와 주셨다. 독일어 한마디도 모르던 그 시절, 우리는 함께 양성을 받던 40여 명의 젊은 양성자들과 수련장 에델깃 수녀님의 특별한 사랑과 배려, 그리고 나와 동갑내기이며 유기서원자였던 독일어 선생 레긴프리드 수녀님의 특별한 친절과 이해심이 있었기에 잘 적응하며 재미있게 수련기를 마칠 수 있었다. 김수환 신부님은 수련장 에델깃 수녀님과 친구가 되셨고, 신부님은 수녀님을 '확 트인 분'이라고 표현하셨다.

어떤 계기였는지 기억은 없지만, 한국 지원자 6명이 심청전 연극을 했던 기억이 새롭다. 내가 각본을 쓰고 방학 때마다 와 계셨던 고 김경환 토마스 신부님이 불어로, 수녀원 지도 사제였던 페토 신부님께서 다시 독일어로 번역하시어 모든 수녀님들이 관람하셨다. 마침 공연하는 날 최재선 주교님도 함께 하셨는데, 심봉사 역할을 했던 레기슬린드 수녀님이 시각장애인들 잔치에서 눈을 살며시 뜨는 바람에 주교님이 배꼽을 잡고 웃으셨던 모습이 기억난다. 


fae3acf5c514f5b6774df3577d7c27e9_1682405918_2133.jpg

독일 도착 직 후

fae3acf5c514f5b6774df3577d7c27e9_1682406020_4848.png
지원기-청원기-수련기 때의 모습_6명의 동기들과 함께


fae3acf5c514f5b6774df3577d7c27e9_1682406085_5119.jpg


마침내 첫서원 후 한국으로 귀국하여 선교사로서의 은총의 여정이 시작되었다.

시간을 흘러 우리는 1965년 8월 16일에 11명의 동료들과 첫서원을 했고, 그 해 아기 예수의 성녀 데레사 대축일 저녁기도 중에 선교사 파견식을 하며 선교 십자가를 받았다. 부산에 도착한 것은 10월 15일 예수의 성녀 데레사 기념일이었다. 참으로 은혜로운 날들이었다. 


fae3acf5c514f5b6774df3577d7c27e9_1682406157_4476.jpg

첫서원 후 귀국하여 

출처_2022년 제51호 「새마음」에서

*데레사 수녀님의 은총의 수도여정의 이야기는 계속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