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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선교사

[선교사이야기] [Misson Story][페루] "열개의 씨앗"_Sr. 이은정 데레사,MSC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1-03-23 조회조회 5,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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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체의 차고를 개조하여 

마련된 미니 도서관은 

두 번의 벼룩시장을 통해 얻은 소중한 공간이다.


 작년, 그리고 올해  코로나 감염으로 인해 판데믹이 지속되면서 반도(Pando) 지역에 위치한 제가 속한 공동체도 새로운 미션을 시작하였습니다. 처음 미션이 시작된 동기는 인터넷이 안 되고, 컴퓨터가 없어서 공부를 못하는 친구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우리집 1층 차고를 개조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12월  여름 방학이 시작되면서, 미니 도서관 마련을 위한 두번의 벼룩시장을 열고 올 여름에는 구입한 책들을 아이들에게 빌려 줄 수 있게 되었습니다. 미니 도서관 반대쪽은  벼룩 시장을 통해 얻은 노하우를 발판으로 중고물품과 손으로 만든 핸드메이드 제품, 묵주 등을 판매하는 작은 가판대를 마련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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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 도서관 "예수성심의 방"에서는

다양한 일들이 이루어지는 공간으로 자리잡기 시작했다.



 비록 작은 아이디어로 시작된 이 일이 이제는 어엿이  “예수성심의 방” (la sala Sagrado Corazón) 이라는 이름을 걸고, 미니도서관과 가판대 외에도 많은 사람들이 세례, 견진 같은 교리 문의 부터 소소하게 자녀들 신앙 상담, 코로나 시대에 겪는 정신적인 문제, 어려움 등을 나누는 공간으로 서서히 자리 잡기 시작한 것 같습니다. 사실, 새로운 일을 시작한다는 것은 용기와 지혜가 필요한 일인것 같습니다. 또한 이러한 도전으로 인해 얻는 보람도 종종 있지만, 사실 한편에서는 또 다른 애로 사항이 생기기도 합니다. 가판대 수익으로 책도 구입하고 “예수성심의 방”을 예쁘게 꾸미며 정성을 들이지만, 한편으론 도난의 위험을 늘 염려해야 하는 새로운 걱정을 안기도 합니다. 


 성당에서 주로 신자들을 만나며 사목을 해 왔던 방식에서, 이제는 거의 성당에 나오지 않는 마을 주민들을  만나기 시작하니 보람된 일도 있지만 , 한편으론 실망하게 되는 일들도 생기게 됩니다. 이 새로운 프로젝트가 정말 이 시대에 우리 이웃에게 필요한 사도직인지 늘 고민하면서 큰 보람보다는 도전하는 자세로 경험을 쌓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만, 한편으론 좋은 마음으로 시작한 이일이 잘 되지 않을까 조바심 나기도 하며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요즘, 최근에 구입한 도서관 그림책 중 “열개의 씨앗”이라는 책을 읽으며, 마음의 큰 위로와 용기가 다시 생기기 시작하여, 이 그림책의 내용을 간단히 소개해 드리며 이 글을 마무리 할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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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개의 씨앗 (Diez semillas por Ruth Brown)


어떤 소년이 열개의 씨앗을 땅에 심었습니다.

심은 열개의 씨앗중  하나를 개미가 와서 가지고 갔습니다. 

남은 아홉개의 씨앗 중 다른 하나는 비둘기의 먹이가 되고, 다른 하나는 쥐가 가지고 갔습니다.

싹을 틔우기 시작한 7개의 씨앗중 하나는 달팽이의 몫이 되어버렸고, 또 다른 하나는 두더지 차지가 되었습니다.

줄기가 나기 시작한 5개의 씨앗중 하나는 고양이가 싹 가지고 가버리고,  

그중 4개 이제 막 잎이 나기 시작한 작은 풀은  어린소년이 놀면서 친 야구공으로 인해 쓰러져 버렸습니다. 

그리고 어느덧 줄기와 잎이 커버린 3개 중 한풀은 천진난만하게 달려오는 똥강아지가 밟고 지나가 버려 이제 남은 건 두개의 씨앗. 

이 두개의 남은 씨앗이 이제 막 꽃봉오리를 피우려는 찰나, 

수 많은 해충들이 남은 하나의 잎을 갋아 먹어 버렸고, 

국 10개의 씨앗중 하나만 겨우 살아서 이쁜 꽃으로 활짝 피게되었습니다. 

하지만, 이 마저도 벌이 와서 먹어 버리고, 꽃은 시들어 버립니다.

모든 것이 끝난 것 같은 이 순간, 그 시들어 버린 꽃은 10개의 씨앗을 남기고 사라지게 됩니다. 



 새로운 미션을 시작하며, 느끼는 저의 마음이 마치 10개의 씨앗을 심는 마음과 같습니다. 

누군가는 제가 심은 씨앗을 다 가져가 버리는 아픔이 있지만, 결국 그 10개의 씨앗이 또 다른 10개의 씨앗, 즉 다른 열매로 탄생될 것이라는 믿음이 저를 다시 일으켜 세우는 것 같습니다. 우리 선교의 모든 주최는 하느님이심을 믿으며, 결과보다는 제가 하는 이 작은 행동이 누군가에게 용기와 힘이 되기를 바랄뿐인것 같습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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