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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선교사

[나의성소이야기] [My Vocation Story] "아이 넷에 만족하지 말라구요?" _ Sr. 최혜영 파우스티나, MSC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1-01-18 조회조회 3,9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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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나의 꿈은 아이 넷을 낳고 평범한 가정을 이루고 사는 엄마가 되는 것이었다. 

나는 보통의 아이로 자라면서, 초등학교 때까지는 불교를 믿는 어머니를 따라 절에 다니며 놀았고, 중학교 때는 학업에 매진하느라 종교 활동은 시간 낭비라는 생각이 강한 사람이었으며, 가끔씩 길에서 예수 믿으라고 말을 걸어온 사람에게는 말만 하지 말고 사랑 실천을 보여 달라고 말했던 당돌한 소녀였다.

그러던 내가 개신교 재단인 고등학교를 다니면서 어떤 목사님의 설교에 깊은 감동을 받아 부모님의 반대에 불구하고 세례를 받게 되었고, 그 후로 열심히 교회활동을 하며 봉사하는 삶에 맛들이게 되었다.

20대 중반에는 캐나다에서 생활하게 되었는데 어느 날 친구가 신문 일면을 장식할 만큼 큰 교통사고를 당했고, 그 신문을 본 한국 가톨릭 신자 부부가 문병을 오면서 처음으로 가톨릭에 관해 듣고 알게 되었다. 나는 그들의 한결같은 사랑에 감화되어 가톨릭에 관해 더 깊이 공부하게 되었고, 마침내 가톨릭으로 개종을 하였다.

다시 한국으로 돌아왔을 때 우연한 기회에 나는 나의 버킷 리스트 중 하나였던 수화를 배우게 되면서 새로운 세계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수화를 가르쳐 준 선생님께서 수녀원에 입회를 생각하고 고민 중에 있었던 것이다. 나와는 전혀 별개의 세상이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진심으로 응원하고 지지해주었다. 

그리고 2년 뒤, 나는 말로 표현하기 힘든 어떤 이끌림으로 많은 반대를 무릅쓰고 예수성심전교수녀회에 입회했다. 

입회 당시 나는 하느님과 함께 하고자 하는 마음, 예수님을 따라 살고자 하는 마음, 내가 받은 사랑을 나누고 살고 싶은 마음뿐이었지, 이 수녀회의 카리스마와 영성이 뭔지 전혀 몰랐다. 그런데 한해 한해를 살아가면서 그것들을 조금씩 알게 되었고 우리 수녀회의 모토를 사랑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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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수 성심은 온 세상에서 사랑을 받으소서!


우리 수녀회의 모토처럼 예수님의 마음이 나를 비롯해 모두의 마음 안에서 반짝반짝 빛나고 사랑이 꽃피워 나가길 희망한다.

지금도 좌충우돌하며 살고 있지만, 하느님께서는 나를 위한 가장 좋은 삶을 마련하시어 데려다 놓으셨다는 사실에는 의심할 여지가 없다.

그리고 아이 넷에 만족하며 살지 말라고 하시는지 나의 꿈을 바꾸어 주셨다. 

만나는 사람들을 사랑의 마음으로 품을 수 있는 교회의 어머니가 되는 것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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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9월 28일 종신서원식 중 Sr. 최혜영 M.파우스티나, MS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