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사이야기] 마음의 밭과 같은 땅의 신비_Nov, 팜티 뚜엣 찐 엠마
본문
이런 땅에 채소를 심을 수 있을까? 좋은 땅이 될 수 있을까?
우리는 매주 월요일 공동 작업을 한다. 아침에 첫 수업을 마치고 나면 땅을 고르기 위해 새롭게 단장 중인 밭으로 향한다.
처음 땅을 보고는 한숨이 절로 났다. 솔직히 짜증도 올라왔다. 땅은 매우 딱딱하고 본원 건축이 끝난 직후라 각종 비닐, 못, 유리 조각 등이 상당히 많았고, 무엇보다도 딱딱한 흙과 돌이 무수히 많았다. 삽이 들어갈 수 없을 정도로 굳은 땅을 밭으로 만든다는 것은 거의 가망이 없어 보였다. "이런 땅에 채소를 심을 수 있을까? 과연 좋은 땅이 될 수 있을까?" 땅은 두려운 마음마저 들게 했다.
그런데 땅은 우리의 손길이 닿을 때마다 조금씩 변화되어 갔다. 그곳은 다니는 사람이 적고, 높은 건물 사이에 있어 아름다운 경관은 아니지만, 마음이 편안해지는 곳이었다. 우리는 땅을 파고 뒤집기를 반복하면서 사랑과 정성을 쏟아부었다. 계란 껍질을 곱게 빻아서 뿌리고, 돌을 골라내었다. 끔찍한 여름 더위에 온몸은 땀으로 범벅이고, 거름 냄새와 섞여 이상한 냄새가 나기도 했다. 땅이 깨끗하게 변하니 만족감이 커졌다. 작업을 끝내고 다음 날 기대감에 부풀어 가보면 누가 다시 돌을 가져다 둔 것처럼 더 많은 돌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기가 막힌 상황에 심술이 나거나 불평하는 마음도 올라왔다. 그러나 우리는 또다시 힘을 내어 열심히 돌을 골라냈다. 지금은 놀랍게도 땅이 달라져 있다. 지렁이가 살기 시작했고, 흙은 대단히 부드러워졌다. 아주 기쁘고 신기하다. 우리는 잘 정돈된 땅에 씨를 뿌릴 때가 반드시 올 것을 기대하였다.
나는 땅에서 과묵함과 온화함을 배웠다. 힘든 상황에서도 땅은 한 번도 원망하거나 소리를 지르지도 불평불만도 하지 않았다. 오히려 모든 것을 받아들였다. 무엇보다 우리의 손에 모든 것을 맡겼다. 밭 작업을 통해 신뢰와 변화하려는 열망을 배웠다. 그냥 땅이 아니라, 생명이 나오는 땅이 되고 싶은 것처럼 나도 그렇게 되고 싶다. '고마운 땅이여! 내가 땅을 작업하고 돌본 것이 아니라, 땅을 통해 주님이 내 마음을 작업하고 돌보고 계셨음'을 깨닫는다. 주님은 양성 시기 동안 만난 모든 시련을 선물로 받아들이라고 가르쳐주셨다. 주님께서는 땅을 통해 어떠한 어려움 앞에서도 인내심과 믿음, 단순한 마음을 보여주셨다.
씨앗은 예수님의 마음이고, 땅은 나의 마음 밭이다.
씨앗은 예수님의 마음이고, 땅은 나의 마음 밭이다. 땅이 준비되고 좋아져야 씨가 자랄 수 있다. 나의 마음을 작업해야 예수님의 마음과 하나 될 수 있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오늘도 땅은 나에게 말을 걸어온다. "할 수 있다고 힘을 내라고!" 나는 계속해서 밭에 돌을 주워내듯 내 마음의 돌을 기쁘게 치울 것이다.
출처_2023년 제52호 「새마음」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