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사이야기] 이주여성과 동반 가족들을 위한 쉼터, "성심희망터" 15주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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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이주여성'이란 일반적으로 '한국 남자와 결혼하여 자국을 떠나 한국에 정착한 여성'을 뜻한다. 한국의 경제가 급격히 성장하면서 대두된 문제들은 저출산, 고령화, 농촌지역의 인구감소 및 농촌 인구의 고령화 등이었다. 특히 농촌 문제에 대한 해결책으로 떠오른 것이 국제결혼이었고, 그리하여 2000년대 이후, 농촌 총각과 동남아 여성들 사이의 국제결혼이 급증하였다.
그러나 오랫동안 '단일민족'이라는 의식이 강한 한국 사회였기에, 이주민을 자신의 이웃으로, 동료로 받아들이고 존중하는 마음가짐과 제도적 준비들은 부족한 상태였다. 특히 이주여성들은 '이주민'이면서 '여성'이라는 이중적 차별을 받아야만 하였다. 결혼은 했지만 서로 동등한 인격체로 존중받지 못하고, 여러 차원의 차별과 제약과 폭력적 상황에 노출되는 경우가 많았다.
그리하여 우리는 2008년 5월에 경남 울산에 '이주여성들과 동반 가족을 위한 쉼터인 '성심희망터'를 개설하였고, 올해 15주년을 맞았다. 이곳에서 우리 수녀들은 이주여성들에게 숙식과 심리 상담, 법률 지원, 자녀 양육, 의료 서비스 등의 복지 서비스와 심리·정서 프로그램들을 제공하여 심신의 회복과 치유를 돕는다. 또한 취업과 직업훈련 프로그램을 통해 자립을 도움으로써, 건강하고 당당한 사회 구성원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이곳 쉼터의 모토는 "사람을 소중히 생각하는"으로, 입소한 이주여성들이 어떤 처지와 조건에 상관없이 자신들이 소중하고 귀한 존재라는 것을 느끼고 체험할 수 있도록 동반해 오고 있다. 폭력의 상처와 현실적인 여러 난관 앞에서도, 우리가 지켜본 그들은 누구보다 진취적이고 주도적인 여성들임을 깨닫는다. 이방인에 대한 편견과 차별, 열악한 근로환경, 홀로 자녀를 키우며 겪는 숱한 시련과 고통 아래에서도 좌절하지 않고 자신의 삶을 오롯이 살아내는 그들의 용기와 헌신적인 모습을 보면서 존경의 마음과 경건함을 느끼게 되며, 그로서 우리 또한 우리의 사명을 다시금 되새기게 된다. 찔리신 예수성심처럼, 찔리고 상처받은 이들의 마음 안에 하느님께서 주시는 위로와 희망이 솟아날 수 있도록 동반하는 이 귀한 사도직에 불러 주신 하느님께 감사드린다.
출처: 6월 수도회 소식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