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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선교사

[선교사이야기] [Mission Story][전주 성심여중]_"내 뜻을 봉헌하는 것이 하느님을 기쁘시게 해드리는 일이었습니다.…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2-05-19 조회조회 5,2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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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십여 년이 훌쩍 되어버린 학교 사도직!

   

돌아보니 내가 학교 사도직을 해 온 지도 어느덧 십여 년이 훌쩍 지났다. 학교에서의 생활은 빛의 속도여서 학생들에게 이모 같았던 내가, 지금은 그들의 엄마보다도 더 많은 나이가 되었다. 그러다 보니 자연적으로 학생들의 변화 속도에 나 역시 변화 할 수밖에 아니 변하지 않으면 그들의 눈높이에 맞출 수가 없어… 좌충우돌의 아픔은 오히려 나를 돌아보는 훌륭한 자극제가 되었다. '바르게 가르쳐야 한다'는 열렬한 사명과 신념으로 학생들을 만나면 오히려 더 소통되지 않음을 경험한다. 차라리 가만히 있는 것이 하느님을 전하는 데는 훨씬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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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뜻을 봉헌하며, "제 뜻대로 마시고 아버지 뜻대로 하소서" 라는 예수님 말씀을 되새긴다.

  

약 5년 전의 일이다. '00'이라는 잔꾀 부리는 학생이 있었다. 나는 그 학생의 담임이었고, 청소시간에 그 학생은 자기 책임 구역을 청소하지 않고 매점에 가거나 놀러 다니는 친구였다. 그 학생에 대한 못마땅함에 가득 차 있던 어느 날, 나는 00의 행적을 목격하였다. 나는 이때나 싶은 마음에 "00 이는 왜 청소시간에 청소는 하지 않고 놀러 다니니?" 하고 호통을 쳤다. 그러나 그 학생의 대답은 적반하장이었다. "저는 열심히 청소하고 있었는데, □□이가 와서 매점 가자고 꼬셔서 어쩔 수 없이 매점 갔는데요…" 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오히려 억울하고 분하다며 얼굴이 붉으락푸르락해졌다. 자존심 경쟁이라도 하듯 서로 기싸움이 대단했던 순간이었다. 그 순간 '나는 이 학생을 바르게(?) 고쳐야겠다' 라는 내 뜻을 내려놓아야 한다는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이건 교육이 아니라 내 뜻을 고집하는 어리석음이라는 생각에 "그래… 알았다" 하고는 꼬리를 내렸다. 속된 말로 내가 지고 만 것이다. 많은 학생들 앞에서 내 꼴은 말이 아니게 비참했다. 그런 일이 있고 나서도 00 이는 성실히 청소하느냐?… 전혀… 전혀… 아니었다. 나는 그냥 그 학생과 그 모든 상황, 그리고 상처 받은 나 자신까지 몽땅 하느님께 맡겼다. 이 사건은 내 뜻을 봉헌하고 내려놓은 첫 사건이었다. 그 후 그 사건과 그 때 감정이 불쑥불쑥 올라와 내 마음을 혼란스럽게 만들기도 했다. "하느님 00이를 용서합니다. 축복해 주세요" 라고 기도하면서… "제 뜻대로 마시고 아버지 뜻대로 하소서" 라고 하신 예수님의 말씀을 되새긴다. 


요즘 학생들은 많은 음란물과 게임, 인터넷에 노출되어 밤늦도록 잠을 못 자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이유 없이 불안하여 불면증에 시달리는 학생들도 많다. 나는 그런 학생들을 볼 때마다 진심으로 마음이 아프다. 중학생들이 벌써 세상의 어둠에 현혹되어 잠 못 자고 있으니 말이다. 올 초 예비신자 교리 시간이었다. 내가 학생들에게 이유 없이 마음이 불안하거나 밤잠 못 이룰 때 "성모님께 맡깁니다."라고 기도하라고 했다. 학생들은 어리둥절해하며 무슨 주문 외우듯 따라 했었다.(예의 상 마지못해서…) 그리고 몇 주가 지난 어느날 한 예비신자 학생이 찾아왔다. 예전보다 훨씬 환한 표정이었기에 나는 "00아 예비신자 교리 하니 좋지? 뭐가 제일 좋아?"라고 물었다. 00 이는 "제가요… 불안이 사라졌어요." 하는 것이다. 그래서 "그래… 성모님께 맡기는 기도 계속해" 했더니 눈을 반짝이며 고개를 끄덕끄덕한다. 기뻤다. 성모님께 "감사합니다." 하고 크게 외치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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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로진학상담을 맡으면서 진행하는 '꿈 발표회'

   

나는 성심여중에서 진로진학상담을 맡으면서 약 8년째 '꿈 발표회'라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꿈 발표회'는 전교생이 강당에 모여 자신의 꿈과 버킷리스트 혹은 롤 모델 등 꿈과 관련된 이야기를 발표하는 것이다. 지난여름, 코로나로 인해 각반 교실에서 인터넷 방송을 이용해 발표회를 진행했었다. 몇 번의 리허설을 하며 만반의 준비를 했고 유튜브 실시간 방송으로 시작하려는 순간, 갑자기 학교에 인터넷이 끊겼다. '꿈 발표회'를 담당하는 나는 뜻밖의 사태에 화를 낼 수도 없고… 그저 속으로 수호천사의 도움을 청하며 절절히 기도했다. 순간 기적처럼 인터넷은 연결되었고, 준비한 행사도 잘 진행했다. 아슬아슬했던 순간의 사정을 전해 들은 학생들은 수호천사와 성모님의 전구가 막강함을 알게 되었고, 화살기도도 봉헌하게 되었다. 

내가 그동안 만난 학생들은 배우기 위해 학교에 다니지만, 그들을 만나는 나 역시도 끊임없는 배움 속에 있다. 그 배움은 '내 뜻, 내 힘을 내려 놓아라'는 것이다. 내 뜻대로 하지 말아야 하느님 뜻대로 가는 길이 보인다. 내가 만나는 학생들을 통해 하느님께서 그 길로 이끄신다. 


나와 우리를 이끄시는 하느님께 찬미와 감사를 드립니다. 



출처: 2021년 제50호 「새마음」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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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의 전당에서                                                                                            학생들과 서원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