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사이야기] [Mission Story]"본원 건축 소임의 일상"_Sr.전영미 짓다, MSC
본문
'하느님은 건축가'라는 믿음으로 시작한 건축 소임
도면보는 법을 물어가며 배우고, 인터넷 검색을 통해 익혀가는 건축 용어들!
COVID19가 시작되고 한 달쯤 후 본원 건축 소임으로 이동되었다. 시설에서 건물 유지관리와 보수를 경험한 것이 전부인 나에게 건축 소임은 너무 생소하고 부담스러웠다. 오로지 '하느님은 건축가'라는 믿음으로 모든 것을 이루어 주신다는 확신을 가지고 소임에 임했다. 건축 소임의 일상은 절대로 호락호락하지 않았고, 도면을 보고 또 보고 물어가면서 익혀야 했고, 건축 용어도 인터넷을 찾아가면서 숙지해야만 했다.
구 본원 건물을 철거할 때는 광주 철거 사고와 맞물려서 안전하게 철거가 마무리되기를 간절히 빌었었다. 하느님은 우리의 철거를 안전하게 끝까지 잘 지켜주셨고, 건축을 준비하는데 도와줄 천사도 보내주셨다. 수녀원 관할 본당인 온천성당의 신기현 신부님과 사목회 부회장이신 이 요셉 형제님이 천사이다. 이분들은 사전 준비부터 지금까지 봉사해 주시고 이분들을 통해 하느님의 손길을 순간순간 느끼게 된다.
나의 인간적인 한계로 인해 부정적인 감정이 북받칠 때는 일상에서 벗어나고 싶고, 사람들과의 거리두기를 하면서 추스르기도 한다. 그때마다 하느님께서는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용기와 힘을 주시며 함께 하셨음을 고백한다. 건축 소임의 일상에서 오는 나의 마음은 햇살, 어둠, 먹구름, 소나기, 번개, 우박, 안개 등이 나타나는 변화무쌍한 날씨와도 같다. 특히 시공사의 교체는 낙뢰와도 같았고, 사람에 대한 배신감마저 들어 감내가 쉽지 않았으며 극심한 스트레스 상황은 박차고 뛰쳐나가고 싶게 했다. 지금 그때를 떠올려 보면 절절하게 하느님께 매달리며 도움을 청했던 시간이기도 하여 복되다.
아직 끝나지 않은 건축의 일상은 계속되고 있다. 내 집이 아니라 우리 공동체의 집이기에 미숙하더라도 하느님을 믿고 세심하게 챙기면서 소임에 임하고자 노력한다. 매일 찾아오는 어려움과 한계는 당연하므로, 해결해 가는 나의 마음은 예년과 다르게 '내어 맡김'을 통해 평화로울 때가 많다. 지금 목표와 희망은 현재의 시공사와 잘 협의해 가면서 성전과 본원을 완성하여 수녀님들의 기도 공간과 편안한 쉼의 공간이 되도록 하는 것이다. 공동체의 끊임없는 기도와 격려와 지지가 함께 하고 있음을 느끼며, 끝까지 완성해 주실 하느님을 믿고 오늘도 건축 현장으로 발을 디디며 소임의 일상을 기쁘게 마주한다.
출처_2022년 제51호 「새마음」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