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사이야기] [Mission Story][베트남에서 이주 사목]_Sr. 란안 안나, MSC
본문
베트남 한인 공동체에서 봉사하는 나의 수도여정은
주님께서 보내주시는 작은 천사들의 도움으로 감사한 시간의 연속이다.
나의 사도직은 베트남 호찌민에 있는 가톨릭 한인 공동체를 돕는 것이다. 첫서원을 하고 이 사도직으로 파견 받았을 때, 설렘보다는 두려움이 앞섰다. 아직 한국말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데 한인 공동체에서 사도직을 한다는 것이 나에게 맞지 않는 옷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처음 한인 공동체의 신부님을 만났을 때, 통역은 물론이고 본당에서 전례부를 맡아달라는 말에 가슴에 큰 돌덩이가 떨어지는 것 같았다. 처음 전례부 회의에 들어가서는 "감사합니다" 이 한 마디 외에는 어떤 말도 할 수 없었지만, 지금은 많이 익숙해져서 신자분들도 내 말을 잘 알아듣고 처음보다 많이 편안해졌다. 하지만 여전히 긴장이 된다.
한인 공동체가 필요로 할 때 통역 봉사도 하고 있다. 최근에는 한 달에 한 번씩 중고등부 학생들에게 교리를 가르친다. 지난 2년 동안 코로나19로 인해 사회적 거리두기나 봉쇄로 닫혔던 문이 열려서 가능해졌다. 코로나바이러스 대유행 기간 동안 대부분의 교민은 경제적 어려움으로 인해 다시 한국으로 돌아가거나 오랫동안 집안에 갇혀 지내기가 불편해서 베트남을 떠났다. 그래서 한인 공동체의 미사 참여자 수가 줄었다. 통역은 내가 아직 한국어 실력이 부족하고 번역 경험이 없으므로 큰 도전이기도 하다. 그래서 내가 해야 할 이야기의 주제가 무엇인지 미리 알아보고, 상대방이 이해하기 쉽게 준비해서 통역을 한다. 또 종교용어는 일반 사전에 안 나오는 경우가 많아서 공동체 수녀님들(한국인)의 도움을 받고 있다. 이 일을 시작할 때는 힘들었지만 교회와 사회에 봉사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고, 나 자신도 더 튼튼하고 용기 있게 성장할 수 있는 경험이 되어 하느님께 감사드린다. 나는 중간자로서 힘들고 스스로에게 실망스러우면 하느님께 이렇게 기도한다. "예수님도 중재자로 힘들고 난감하셨지요? 사람들은 아무도 예수님을 이해하지 못했죠?" 라고. 그러면 주님께서는 더 큰 은혜를 베풀어주셔서 더욱 노력할 수 있게 된다.
부족한 한국어로 교리를 가르치고, 신자들의 신앙생활에 도움을 주는 것은 매우 어렵지만 최선을 다해서 돕고 있다. 주님은 이런 순간 나를 찾아와 주신다. 나를 아껴주고 도와주시는 작은 천사들을 보내주시는 하느님께 감사드린다.
나는 이곳 공동체에서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해 성심의 사랑을 전하고, 성심을 섬길 수 있는 수녀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이런저런 사건들을 통해서 나를 만나고, 나의 약점을 깨달으며 하느님께 맡기는 것을 배우는 시간이 될 수 있도록.
출처_2022년 제51호 「새마음」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