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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선교사

[선교사이야기] [Mission Story][이주여성쉼터]_"성심 희망터에서의 사도직 삶"_Sr. 이금진 이레나, MSC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3-01-31 조회조회 3,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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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이기에 더욱 강인한 이주여성들의 모습에서 대단함과 존경의 마음이 든다.


"행복하여라. 슬퍼하는 사람들 그들은 위로를 받을 것이다."(마태 5,4) 

나는 2020년 4월부터 가정폭력, 성폭력, 성매매, 스토킹 등의 폭력 피해 이주여성과 동반 자녀들을 돕기 위해 성심 희망터에 파견되어 생활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폭력 피해 이주여성들과 동반 가족들에게 숙식과 의료지원, 상담 서비스, 법률, 교육, 양육 및 자립 서비스를 통하여 폭력으로 인한 상처 받은 심신의 치유와 회복을 지원하고 건강한 사회 구성원으로 생활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있다. 또한 이곳에서 생활하는 폭력 피해 이주여성들은 대부분 이혼의 과정을 거쳐 어린 자녀를 홀로 양육하게 되거나 한 달에 한두 번 자녀를 만나는 면접 교섭을 위해 한국에 머물면서 자녀를 위해 온갖 수고와 노동의 힘듦을 기꺼이 감수한다. 쉼터에서 다양한 사연과 아픔, 상처가 있는 이주여성들과 함께 생활하면서 또 짧은 시간이지만 그들의 삶의 여정을 함께하면서 숱한 시련과 고통 아래서도 좌절하지 않고 희망의 끈을 놓지 않는 그들의 용기와 헌신에 경건한 마음을 가진다. 또한 엄마이기에 더욱 강인하게 꿋꿋이 살아가는 그들의 모습에서 한 인간으로서 대단함과 존경의 마음이 들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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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에 대한 우선적인 선택과 도움은 예수성심의 사랑을 실천하는 기준이 된다.


얼마 전 한 이주여성과 어린 자녀가 새로운 삶을 찾아 쉼터를 떠나갔다. 그분은 가정폭력으로 인해 성심 희망터에 왔었고 이곳에서 예쁜 아기를 출산하였다. 출산 후 남편과의 이혼 조정과 자녀에 대한 양육권 및 친권 다툼이 시작되었었다. 무책임한 남편이 법정에 나타나지 않기를 여러 번 반복하였고 피 말리는 기다림 끝에 자녀 양육권, 공동친권을 가져올 수 있었다. 남편이 법원 조정 기일에 나타나지 않을 때마다 그분 얼굴에 실망스러움과 불안함이 가득했었다. 한국어 소통이 어려워 깊은 대화는 하지 못했지만 걱정스럽게 안부를 묻는 말에 애써 웃으며 "괜찮다"라고 대답하는 모습이 참 안쓰러워 마음이 아팠다. 힘들어도 힘들다고 말하지 않고 속으로 삭이면서도 자식을 위해서는 어떤 것도 감수할 수 있는 엄마의 강인함이 느껴져 마음이 뭉클하기도 했다.

솔직히 나는 그들의 아픔과 슬픔을 온전히 공감하고 이해한다는 것이 불가능한 일이라 생각한다. 다만 작은 위로라도 줄 수 있으면 하는 바람이고 우리가 주지 못하는 더 큰 위로와 행복을 주님께서 채워주시기를 기도드린다. 또한 가장 작은 이들, 소외된 이들, 고통받는 이들을 사랑하시는 주님께서는 쉼터에서 생활하는 여성들의 필요와 간절함을 들어주신다는 것을 일상의 기적들을 통해 알게 해주신다.

이번 주에도 작은 기적이 일어났다. 쉼터에 생활하고 있는 돌이 지난 이란성 쌍둥이 남매가 다닐 어린이집을 알아보느라 백방으로 수소문했지만 구하지 못해 수녀님들의 애가 많이 탔다. 쌍둥이를 보느라 육아에 지친 엄마도 쉬고 싶어 하고 아기들의 언어교육을 위해서도 어린이집을 보내는 것이 좋겠다는 결정을 내렸지만, 근처 어린이집들은 내년 3월이나 되어야 두 명이 동시에 다닐 수 있다고 했다. 말을 배우기 시작하는 중요한 시기라 한국말이 서툰 엄마로부터 언어 자극이 적어 안타깝고 걱정도 많이 되었다. 하지만 기적같이! 마침 소개를 통해 2명 결원이 있는 어린이집을 알게 되었고, 쌍둥이 남매는 다음 주에 바로 등원할 수 있게 되었다. 이 얼마나 감사하고 기쁜 일인지! 그분께서는 이렇게 섬세한 손길과 이끄심으로 엄마들의 필요를 채워주시며 함께하고 계셨다.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에 대한 우선적인 선택과 도움은 교회의 가르침이고 예수성심의 사랑을 실천하는 기준이 된다. 이방인에 대한 차별과 소외, 무시, 가정폭력으로 인해 몸과 마음에 상처와 고통을 당한 이주여성들과 자녀들은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 중에서도 가장 큰 관심과 배려, 돌봄이 필요한 이들이라고 생각한다. 


때론 사도직 안에서 힘듦과 어려움이 오기도 하지만 내가 이곳에 파견된 것에 감사함을 느낀다. 나를 얼마나 사랑하시면 예수님께서 가장 사랑하시는 당신의 벗들에게 보내셨을까요? 당신 사랑의 소명에 헌신할 수 있도록 나의 나약함과 한계를 봉헌하며 주님께 도움을 청해본다. 그리고 이 땅의 모든 이주민, 폭력으로부터 고통 당하는 이주여성들이 더욱 행복하고 당당한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주님의 축복과 은총을 가득히 내려주시길 기도드린다. 아멘.


출처_2022년 제51호「 새마음」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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