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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선교사

[선교사이야기] [Mission Story][이콘그리기]_"보이지 않는 하느님의 형상, 이콘"_Sr. 정순희 마리아, MSC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2-12-17 조회조회 4,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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얇고 투명하게 반복적으로 색을 올리는 작업인 이콘 그리기는 많은 인내를 요구한다.

반복적으로 색을 올리며 그리는 대상을 묵상하다 보면, 기도가 되고, 마음의 고요가 찾아와 깊은 심연을 직면한다.


몇 년간 이콘 수업과 피정을 통해서, 이콘은 전통의 방식을 넘어서 또 다른 기도의 방식이라는 체험을 한다. 이콘 수업을 오시는 신자들은 고요한 수도원에 와서 성화를 그리는 것 자체로 위안을 얻는다고 말한다. 뭔가 하나에 몰입할 수 있는 것이 있다면, 특히 성경의 말씀을 그리면서 관상의 길로 인도하는 이콘은 우리의 내면과 영혼을 하느님과 더 친밀하게 이끌어 준다.


성경의 말씀을 그림으로 묘사하는 이콘은 관상과 기도임에 분명하다. 몇 시간씩 얇고 투명하게 계속 반복적으로 색을 올리는 작업은 사실 쉽지만은 않으며 많은 인내를 요구하기 때문이다. 요즘 시대에 빠르게 생산되는 상품들과 작품을 대하는 현대인들에게, 이콘을 그린다는 것은 사실 고통에 가깝다. 뭔가 빨리 결과물을 내고 싶거나, 자신의 스킬을 표현하고 싶은 것을 절제해야 하고 오로지 성경과 교리에 벗어나지 않는 기준을 따라야 하기 때문이다. 때로는 이콘을 그려 달라는 분들이 짧은 시간에 완성을 요청하거나 이러저러한 장식을 넣어 달라고 요구할 때는 슬프게도 이콘의 의미를 상실하게 된다. 반복적으로 색을 올리고, 그 과정에서 내가 그리고 있는 대상을 묵상하다 보면 기도로 연결되고, 마음의 고요가 찾아오거나 나의 깊은 심연의 어둠을 직면하면서 주님께 의탁하는 시간을 견디게 된다. 그러다 보면 어느 순간 이콘이 완성되어 있다. 참으로 신비스러운 작업이다. 많은 것을 포기하지 않으면 완성될 수 없는 작업과정이다. 그래서 나에게는 미완성으로 남겨진 이콘들이 많이 있다. 아직 많은 것을 포기하거나, 비우지 못한 탓에….


"조물이 절대 접근할 수 없는 분이, 또 어떤 수단을 통해서도 묘사되거나 표현될 수 없는 분이

 인간의 육신을 수용하심으로써 묘사될 수 있고 또  표현될 수 있는 분이 되신다."

-『이콘 신학』 레오니드 우스펜스키-


출처_2022년 제 51호 「새마음」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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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콘 그리기 회원들의 작품 전시회_대청동 가톨릭센터 1층_12/16~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