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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대] 코로나19시대에 JPIC의 역할_ Sr.이두례 바오로, MSC /JPIC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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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age from mutts.com


코로나19시대에 JPIC의 역할

 수도회 JPIC담당/이두례(바오로)수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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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은 서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Because all creatures are connected,

[찬미받으소서], 117항 


코로나19 감염증이 온 세계를 휩쓴 2020년은 우리 생활 형태에 많은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이 변화는 단순히 한 국가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 세계가 하나로 밀접히 연결되어 있음을 여실히 보여주었고 서로 협력하지 않고서는 이 위기를 벗어날 수 없다는 자각도 갖게 했습니다. 만남을 두려워해야 하는 세상, 비대면이 서로를 살리는 일이 되어버렸습니다. 코로나19는 우리에게 힘겨움도 가져왔지만 한편 그동안 너무나 당연히 여기며 살아온 일상의 삶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깨우쳐주는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일찍이 경험해보지 못했던 미사가 없는 매일, 교우들이 없는 텅 빈 성당, 안타까운 마음으로 기도밖에는 아무것 할 수 없는 현실에 목이 메어오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고통의 속에서도 또 다른 배움의 길이 열렸습니다. 화상회의, 유튜브 강의를 통해 우리가 겪고 있는 이 아픈 현실이 무엇으로부터 비롯된 것인지를 배우고 깨닫는 시간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하느님께서는 당신이 창조하신 세상을 보시고 “보시니 손수 만드신 모든 것이 참 좋았다.”(창세기1.31)라고 하셨습니다. 하느님께서 만드신 아름다운 세상인 지구가 지금 아파 울부짖고 있습니다. 코로나19 감염증은 신음하는 지구의 한 형태로 우리에게 나타난 현상입니다. 코로나19는 단순한 질병이 아니라 기후변화와 생태계 파괴로 인해 발생 되었고 인간과 자연은 결코 분리될 수 없으며 기후변화는 우리 인간의 삶에 깊은 영향을 미치게 되어 회복하기 힘든 미래를 맞게 될 것이라는 사실도 보여주고 있습니다. 

급격히 변화되는 세상에서 우리는 신앙인으로서, 봉헌된 수도자로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스스로에게 질문해 보아야 하고 구체적인 실천을 해야 할 때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하느님과 이웃과 자연과 조화를 이루며 살아야 했음에도 그렇게 살아오지 못한 우리 삶의 모습에 대해 각자의 방식으로 지구를 해친 것을 회개할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가 하느님 피조물의 생물 다양성을 파괴하고 기후변화를 일으켜 지구의 본디 모습에 손상을 입히고 자연과 산림 습지를 파괴하며, 지구의 물, 흙, 공기, 생명을 오염시키는 것은 모두 죄가 됩니다.”(찬미 받으소서 8항)라고 하신 교황님의 말씀을 마음에 간직하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하느님께서 인간과 자연을 돌보라고 명하신 돌봄을 삶을 실천하기 위해 함께 걸어가면 좋겠습니다. 한국여자수도회 장상연합회 산하에는  JPIC위원회라는 것이 있는데 이것은 각 수도회 대표들이 모여 이러한 실천적인 삶을 위해 연대하는 모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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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gae from JPIC Roma 


JPIC(J-Justice/정의, P-Peace/평화, I-Integrity/보전, C-Creation/창조)는 정의와 평화, 창조의 보전을 위해 활동하는 수도자들의 모임입니다. JPIC는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 열매의 하나로 - 정의를 향한 열정, 비폭력적 평화에 대한 갈망 그리고 창조보전을 위한 관심이 복음을 따르는 삶의 본질이라는 자각의 성장으로 인해 시작되었습니다. 

“불의, 폭력, 생태계 파괴라는 문제에 직면하고 있는 현대 사회에서 교회란 과연 무엇을 고백하고 무엇을 행동할 때 참되어질 수 있는가?”라는 물음을 던집니다.  

JPIC(정의·평화·창조보전)은 독립된 세 가지 현실이 아닌 동일한 현실의 세 측면입니다. 정의와 평화는 그리스도교 신앙의 핵심에 속하며 정의와 평화는 창조 질서에 기초하고 있습니다. 창조 질서를 지키면 정의와 평화는 당연히 따라오게 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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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 없는 평화도, 평화 없는 정의도 있을 수 없으며,

자연과의 평화 없이는 인간들 사이의 평화가 있을 수 없다.


C.F. von Weigsacker


JPIC의 활동은 어느 한 부분에 국한되어 있지 않습니다. 정치, 경제, 사회 모든 분야에서 하느님의 정의와 평화, 창조 질서 보전의 실현을 위한 예언자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으며 특별히 지금은 기후와 생태계 변화의 심각성으로 인해 생존의 위협을 받고 있는 사회적 약자들을 돌보는 활동을 펼쳐 나가고 있습니다. 

2015년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는 공동의 집인 우리 지구를 돌보는 것에 관한 회칙, ‘찬미받으소서’를 반포하셨습니다. 교황님의 회칙은 기후변화로 인해 이 지구와 인류에게 어떤 일이 발생하고 있는지를 상세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기후변화는 세계적 차원의 문제로 환경, 사회, 경제, 정치, 재화 분배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이는 오늘날 인류가 당면한 중요한 도전 과제입니다. 가난한 이들은 기후변화에 적응하거나 자연재해에 대처할 수 있는 자금이나 자원을 확보하지 못하고, 사회 복지나 사회보장제도의 혜택을 받지 못합니다. 우리 형제자매에 관련된 이 비극에 대한 우리의 부실한 대응은 시민 사회의 기초인, 우리 이웃에 대한 책임감의 상실을 가리키고 있습니다.”(찬미받으소서25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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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2월 4일 금요 기후행동 피켓팅_부산대역 / 예수성심전교수녀회


그래서 코로나19 팬더믹 시대에 JPIC 활동을 하고 있는 우리 수도자들은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알리기 위해 매주 금요일 기후위기 극복을 위한 금요기후 행동으로 피켓팅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각 수도회와 단체들이 피켓을 만들어 들고 광화문 광장에서, 길거리에서, 각자의 삶의 자리에서 다양한 방법으로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그리고 경제가 어려워지고 사람과의 만남을 꺼리는 비대면의 시대에 도움의 손길이 끊어져 가장 큰 삶의 위기를 느끼는 가난하고 소외된 우리 이웃을 돌보기 위해 음식을 마련하여 쪽방촌에서 생활하는 이들과 길거리의 노숙자들에게 도시락 나눔을 하고 있습니다.   

“소외된 이들은 수십 억 명에 이르러 인류의 대다수를 차지합니다. 정의의 문제를 환경에 관한 논의에 결부시켜 지구의 부르짖음과 가난한 이들의 부르짖음 모두에 귀를 기울이게 해야 합니다.”(찬미받으소서 49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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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1월 9일 서울역음식나눔 / 예수성심전교수녀회  


또한 JPIC 활동을 하는 우리 수도자들은 기업들이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도록 건전한 압력 행사는 물론 국가가 기후위기 극복을 위해 합당한 정책을 마련하도록 촉구하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1. 금요일에 수녀들은 언제, 어디에서나 탈핵/기후행동 1인 피켓팅을 실시, 탄소 발자국 줄이기 실천 인증샷을 SNS에 올린다. 핵발전소(한수원)과 기후 악당기업(석탄화력발전소 건설/수출-포스코,한전, 두산 등)에 항의 전화 문자 보내기, 탈핵/기후정책 공부하기, 수도회 차원 현장(핵발전소, 석탄화력발전소)연대방문, 탈핵/기후관련 언론기사와 단체기사 찾아서 공유하기, 탈핵/기후관련 연대. 서명 등에 참여하기 


2. 각자가 환경에 대한 책임을 가지고 소비문화를 바꾸기 위한 실천

- 플라스틱, 종이 사용 줄이기, 물 사용 줄이기, 쓰레기 분리배출, 적당량 요리하기,

생명체를 사랑으로 돌보기, 대중교통, 카풀 이용하기, 나무 심기(아마존, 호주, 미국 산불), 불필요한 전등 끄기, 사용하지 않는 플러그 off 등

‘작은 일상적 행동으로 피조물 보호의 임무를 수행하는 것은 참으로 고결한 일입니다.’(찬미받으소서 211항)


이제는 더 이상 지금처럼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면 안됩니다. 지구의 기온 상승이 빙하를 녹이고 그로 인한 해수면의 상승으로 물에 잠기는 나라들이 생기게 되고 식량의 부족으로 난민의 수가 엄청나게 불어날 것입니다. 우리에게 남은 시간이 길지 않습니다. 지금 당장 우리의 생각을, 삶의 양식을 바꾸지 않으면 이 지구는 엄청난 고통 속으로 빠져들 것이다. 지구는 우리가 만들어 낸 우리의 소유물이 아닙니다. 우리는 다른 피조물과 더불어 살아가며, 그들을 지키고 보호할 소임을 받은 관리인입니다. 

‘우리의 공동의 집을 보호해야 하는 긴급한 과제에는 모든 인류 가족을 함께 모아 지속 가능하고 온전한 발전을 추구하도록 하는 일도 포함됩니다.’(찬미받으소서 13항)


예수님의 삶은 자기비움의 삶, 아버지와 일치된 삶, 사회적 약자들에 대한 연민으로 가득찬 삶, 하느님 아버지 안에서 모두를 온전히 살리는 삶이었습니다. 지금 그분을 따르는 우리 삶의 모습은 어떻습니까? 무엇을 추구하고 있습니까? 

소비에 집착하지 않는 내적 기쁨을 누리는 예언적이고 관상적인 생활방식을 추구하고 적은 것으로도 행복해지는 능력을 발휘하며 살아가는 것이 생태적 영성을 사는 길이 될 것입니다. 

우리가 기후위기를 막을 수 있는 마지막 세대임을 잊지 맙시다. 미래의 기후는 자연이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선택입니다.  

“우리는 한 하느님 아버지께서 창조하신 모든 피조물이 서로 보이지 않는 끈으로 연결되어 있어, 함께 보편 가정, 곧 숭고한 공동체를 이루어 거룩하고 사랑이 넘치며 겸손한 존중으로 나아가게 된다는 확신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찬미받으소서 89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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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가난한 이들의 하느님, 저희를 도와주시어

저희가 하느님 보시기에 참으로 소중한 이들을 구하게 하소서.

저희가 하느님의 영원한 빛으로 나아가는 여정에서 

모든 것의 가치를 발견하고 경외로 가득 차 바라보며

모든 피조물과 깊은 일치를 이루고 있음을 깨닫도록

저희를 가르쳐 주소서.   


[우리의 지구를 위한 기도] 중에서




_ 이 글은 예수성심전교수녀회의 [새마음], 제49호, 2020년에 실린 글입니다.